나는 2023년 봄부터 러닝을 시작한 2년 차 러너다. 만 45세의 나이에 오랫동안 운동과는 거리를 두고 지내다가 체중 감량을 목표로 러닝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달리기는커녕 빠르게 걷는 것만으로도 무릎이 아파 큰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다. 아, 옛날이여~

 

이후 걷다 뛰다를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꾸준히 달리는 것이 가능해졌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쿠션감이 전혀 없는 일반 운동화를 신고 어떻게 뛰었는지 모르겠다. 러닝을 시작한 첫 1년 동안은 별다른 지식 없이 무작정 달리기만 했지만, 다행히 큰 부상 없이 지나왔다. 당시에는 한 번에 7~8km 정도를 달렸고, 중간에 잠깐 걷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 신체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러다 2년 차가 되면서 러닝에 더 깊이 빠져들었고, 체계적인 훈련을 위해 스마트워치를 구입하였으며, 러닝화 다운 신발도 처음으로 구매하기 시작했다. 달리는 거리도 점점 늘어나 10km, 15km, 21km까지 도전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신스플린트와 고관절 부상을 경험하기도 했다.

 

결국, 좋은 러닝화가 러너에게 약간의 도움을 줄 수는 있어도 만능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동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나의 첫 번째 러닝화: '메타스피드 스카이 파리'(가품일 가능성 있으나, 체감 성능은 매우 좋음)

 

내 첫 번째 러닝화는 작년 여름에 구입한 아식스 메타스피드 스카이 파리다. 러닝화를 한 번도 신어 본 적 없던 내가 첫 러닝화로 최고급 카본 러닝화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다소 충동적인 구매였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신발이 레이싱용이라서 일상적으로 부담 없이 신을 수 있는 러닝화가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매일 최고급 레이싱화를 신고 달릴 수 없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높은 가격과 짧은 내구성 때문이다. 또한, 매일 스피드 훈련을 하는 것은 신체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스피드 훈련은 가끔 하는 것이 적절하며, 평상시에는 꾸준한 조깅으로 몸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조깅과 고강도 훈련의 비율은 80 대 20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상의 위험이 커진다.

 

만약 단 하나의 러닝화만 구입해야 한다면, 레이싱화보다는 노바블라스트5 같은 데일리 러닝화를 선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노바블라스트5는 정가 159,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유사한 스펙의 다른 러닝화들과 비교했을 때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매그맥스 나이트로'(정품) vs '슈퍼블라스트2'(가품)

 

노바블라스트5를 구입하기 전에는 데일리 러닝화로 슈퍼블라스트2(가품)와 푸마 매그맥스 나이트로를 사용했다. 하지만 신스플린트와 고관절 부상을 겪으면서 쿠션이 뛰어난 매그맥스 나이트로만 주로 신게 되었다.

 

현재 매그맥스 나이트로는 마일리지가 많이 쌓여 쿠션감이 다소 떨어진 상태라 새로운 데일리 러닝화가 필요했다. 슈퍼블라스트2는 미드솔 느낌이 좋아 기분 좋게 신을 수 있었지만, 갑피 부분을 꼼꼼히 살펴보니 가품이 확실해 보였다.

 

슈퍼블라스트2의 정품을 새로 구입해 가품과 비교해 보고 싶었지만, 관세 포함 가격이 너무 높아 포기하고, 한 단계 아래 모델인 노바블라스트5를 선택했다.

 

 

'노바블라스트5'(정품)

 

노바블라스트5 (최고의 가성비 러닝화)

 

 

 

한편, 약 한 달 전에 전마협에서 공동구매한 카본 슈플라이트2(화이트)젤 슈플라이트2(블랙)노바블라스트5와 비슷한 시기에 택배로 도착했다.

 

'카본 슈플라이트2'(화이트)

 

'젤 슈플라이트2'(블랙)

 

전마협에서 위 두 제품을 묶어서 189,000원에 싸게 판매하였고, 지금은 공동구매가 종료된 상태다. (정가 기준 개별 판매가는 149,000원)

 

 

텅 부분의 디자인 변화가 돋보인다. (왼쪽이 이번에 발송된 제품)

 

이번에 발송된 슈플라이트2의 경우 발등을 덮는 텅(혀) 부분이 벌집 모양의 망사로 디자인 되어 통기성이 더 좋아졌다.    

 

 

신발 착용감 비교

노바블라스트5와 슈플라이트2는 모두 가성비가 뛰어난 러닝화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 카본 슈플라이트2 vs 젤 슈플라이트2: 젤 쿠셔닝이 더 부드럽다는 평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카본 슈플라이트2가 착화감과 반발력 면에서 더 나았다.
  • 노바블라스트5 vs 젤 슈플라이트2: 노바블라스트5는 걸을 때 푹푹 꺼지지 않는 탱탱한 느낌을 주었고, 달릴 때는 풍부한 쿠셔닝이 발바닥으로 전해졌다. 반면, 젤 슈플라이트2는 걸을 때부터 말랑한 쿠션감을 제공했지만, 반발력은 노바블라스트5가 더 우수했다. (노바블라스트5가 확실히 지면을 튕겨주는 느낌이 있다.)
  • 노바블라스트5 vs 카본 슈플라이트2: 둘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신발로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다만 힐 착지를 하는 러너들은 카본 슈플라이트2에 더 좋은 점수를 줄 것 같다. (카본 슈플라이트2가 전반적으로 더 말랑말랑함)

한편, 기존의 슈퍼블라스트2(가품)와 비교했을 때 노바블라스트5가 약간 더 푹신한 느낌이었다.

말랑한 정도: 슈퍼블라스트2(가품) < 노바블라스트5 < 카본 슈플라이트2 < 젤 슈플라이트2

반발력: 말랑한 제품일수록 반발력은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참고로, 나는 카본 베플라이트2(스피드용)도 갖고 있는데 이 신발은 쿠션감이 거의 없는 대신 탕탕 튕겨주는 반발력이 매우 우수하다.

 

 

결론

지금까지 착용한 러닝화들의 미세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지만, 솔직히 조깅용으로는 어느 것을 신어도 상관없을 듯하다.

따라서, 앞으로 쿠션감이나 반발력을 고려하여 신발을 고르기 보다는 계절에 따라 신발을 돌려 신을 것 같다.

 

지금까지 주로 신었던 '매그맥스 나이트로'의 경우 극강의 쿠셔닝을 제공해 부상 기간에도 러닝을 가능하게 해주었지만, 사실 그동안 날씨가 추웠던 것도 계속 신게 된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부상에서 회복하고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철에는 더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슈플라이트2를 주로 신게 될 것이다.

 

'매그맥스 나이트로'의 경우 마일리지가 많이 쌓여 성능이 예전만 못하지만, 다음 겨울에 노바블라스트5와 번갈아 가며 좀 더 신을 수 있을 듯하다. 노바블라스트5도 신발이 약간 무겁고 통기성이 좀 떨어져서 겨울에 더 손이 갈 듯하다.

 

 

개인 취향

그동안 다양한 러닝화를 신어볼 기회가 많지 않아 궁금한 점이 많았지만, 이제는 각 러닝화가 가진 특성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는 여러 제품을 시도해보기보다는 나에게 잘 맞는 러닝화를 재구매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여름철에는 카본 슈플라이트2, 겨울철에는 노바블라스트5를 선택하면 데일리 러닝화로 충분할 것 같다.

 

두 제품 모두 가성비가 뛰어나고, 발 볼이 넉넉하게 나와 착용감이 편안하다. 특히, 아식스 제품들은 ‘아시안 핏’으로 제작되어 일반적으로 발 볼이 조금 더 넓게 설계된 점이 마음에 든다.

 

일반적으로 데일리 러닝화의 수명은 약 1,000km 정도라고 하는데, 나는 한 달에 200~300km 정도 달리므로 대략 4~5개월 정도는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타스피드 엣지 파리

 

다음 시간에는 레이싱화인 아식스 '메타스피드 엣지 파리'(정품)를 구입해 리뷰할 계획이다. 지난 번에 블루-핑크 색상을 구입하려다가 품절이 되서 구매 승인이 취소 되었는데, 최근 민트 색상이 새로 풀린 듯하다. 이번에는 꼭 구입해서 나의 첫 러닝화 '메타스피드 스카이 파리'와 비교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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